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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책 읽고 난 생각

생활 속에서 문득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칠 때가 있다. 똑똑한 친구가 갑자기 다단계에 빠지거나, 쇼핑 중 이러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거금을 써 버리곤 한다. 큰 길에서 누가 구타당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워하면서도 막상 도와주려니 망설이게 된다.

예전에는 모든 일이 신의 섭리에 따라 이루어졌다. 마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고, 서로가 집안 내력을 알며,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거나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도시화,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사람들은 낯선 사람들 속에 살게되고, 예기치 못한 사건들도 많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도 많이 발생한다. 하루아침에 학살자로 변한 나치 하의 독일 사람들이 그렇다. 잘 지내던 이웃이 갑자기 유태인을 선별하여, 죽을 것이 뻔한 수용소로 보낸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특별한 악의 화신도 아니다. 알고보면 퇴근 후 그를 반기는 가정이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 평범한 사람이 출근만 하면 무자비한 학살자가 되는 것이다. 사이비 종교에 몰두한 광신자들도 그렇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평소에 그렇게 사리분별이 분명하던 사람이 얼토당토 않은 사이비 종교에 빠진다. 이런 일은 특별한 사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하긴 특정한 증상이 없는 한 일반인인지 정신병자인지 구분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이해할 수 없음을 밝혀내기 위한 실험들이 이 책에 실려있다.

나치의 홀로코스트에 대해 학자 아렌트가 '악의 평범성' 이론을 주장한 바 있다. 밀그램의 '권위에 대한 복종 연구'도 나치 학살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설득력 있는 상황이 생기면 이성적인 사람도 도덕적 규칙을 무시하고 잔혹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달리와 라타네는 위기상황에서 책임자가 없으면 사람들은 위험한 상황에서도 방관하게 된다고 한다. 레온 페스팅거는 인간은 합리화 시키는 메커니즘을 밝힌다. 우리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이론도 있다. 스키너는 보상과 강화가 안간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인간의 '자유의지' 개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데이비드 로젠한이 가짜 정신병자 실험을 통해 우리가 인식에 투과한 렌즈에 따라 세상이 왜곡됨을 부여준 반면 엘리자베스 로프터스는 가짜 기억 이식 실험을 통해 인간의 기억이 과연 정확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책에 실린 실험들은 발표 당시 많은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로인해 더이상 순탄하게 살지 못한 사람도 있다. 그리고 여전히 인정하기 껄끄러운 사항도 있다. 상황에 따라 정반대의 해석의 여지가 있는 것도 있다. 이 실험들을 다 옳다고 굳이 인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삶과 전혀 무관한 실험은 아니다. 이 실험들은 우리가 너무나 당연히 여기는 것들에 대해 한번쯤 돌아보게 한다. 그러므로 실험결과를 불편하게 여기기보다 그럴 수도 있겠다고 표용적 태도로 받아들여야 한다. 실험 결과를 수용하지 못하더라도, 당연하게 여기던 사실을 돌아보는 태도는 삶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더 풍요롭게 해 줄것이다. 스키너의 실험에서처럼 나의 생각이 사실은 환경에 의해 유도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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